[테마 기획] 응원 '구장 내 또 다른 경쟁'
입력: 2008.10.17 11:27 / 수정: 2008.10.17 12:24

[ 박정환·김현회기자] 2008년 10월 16일 오후 6시.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예정된 시각이다. 그로부터 2시간 전인 오후 4시. 구장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응원단이다.

삼성 노숙희(27) 치어리더는 이렇게 말한다. "굉장히 더웠다. 사자 탈을 쓰고 연습한 후 잠시 휴식할 때는 몸 전체가 털로 덮힐 정도였다. 평소 하루 약 6시간 준비한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땀을 흘렸다."

응원과 야구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다. 같은 장소. 그리고 같은 시기에 팬들과 같은 호흡을 하며 시합을 이끈다. 선수들이 수백 수천 번의 스윙 연습을 할 때 응원단도 비슷한 횟수의 안무와 함성을 반복한다. 더 나은 야구를 위해서다.

공통 분모는 또 있다. 치열하다. 삼성 김용일(30) 응원 단장은 "선수단 외 우리 역시 경쟁 상대다"고 힘줘 이야기한다. 두산 오종학(25) 루키 응원 단장도 "각자의 구단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는 게 도리"라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두산 박상희(24) 치어리더는 "지고 있던 경기를 드라마틱하게 역전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그럴 때면 우리가 응원을 열심히 해서 이겼다는 착각이 든다"며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틀린 말은 아니다. 목적은 동일하다. 구단의 승리다.

삼성 김 단장은 응원에 자부심이 있다. "한국의 야구 응원 문화를 세계로 알렸으면 싶다"는 김 단장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02년 LA 에인절스가 막대 풍선을 차용해 인기를 끌었다. 올해의 탬파베이 레이스 단상에는 치어리더가 있다.

이미 한국 응원 문화는 미국을 비롯 일본에도 영향을 끼치는 중이다. 이 부문만 따로 놓자면 메이저리그가 부럽지 않다. 응원은 장외가 아닌 구장 내 거대한 문화다. 야구는 즐거움이다. 두산 오 단장은 "응원 또한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junghwan@tf.co.kr

- 관련 기사 -
[PO] 키 플레이어 2번 타자… 결과는?
[PO] 두산이 기록한 '3루타 2개의 비밀'
[PO] 발 야구로 승리한 두산의 향후 숙제
[PO] 국민 유격수 박진만 '왜 송구 못했나'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