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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조폭결혼식’ 연출?…타이거월드 점거 용역 논란
입력: 2009.11.12 11:26 / 수정: 2009.11.23 17:42


[더팩트|성강현·서종열기자] “식별띠, 확인해!”

웅진그룹 자회사 태성티앤알이 종합 레저스포츠시설인 부천 타이거월드 운영권을 둘러싼 대치상황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곳에서 치러진 일반인의 결혼식까지 망쳐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타이거월드 운영권 분쟁과는 전혀 무관한 엉뚱한 피해자에게 불똥이 튄 것이다. 때문에 한 커플의 첫 출발을 알리는 결혼식은 흡사 영화에서나 볼 법한 조직폭력배들의 결혼식장면을 연출했다.

실제로 결혼식에는 초대 받지 않은 건장한 체격의 불청객들이 다수 있었다. 검정색 양복을 입은 그들의 존재만으로 축복받아야 할 결혼식은 살벌하고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혼식 하객들 식별띠 착용시켜 들여보내

타이거월드는 현재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 웅진그룹 자회사 태성티앤알이 지난 4일부터 자체 고용한 300명의 용역직원들이 상주하며 모든 출입구를 봉쇄한 채 외부인(타이거월드 직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이는 한 커플의 결혼식이 치러진 지난 일요일(8일)에도 예외가 없었다. 이날 식을 올린 신랑, 신부는 물론이고 결혼식장을 찾은 하객들까지도 타이거월드 내부로 들어가는 출입구에서 소위 ‘식별띠’를 부착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문제의 식별띠는 태성티앤알이 매일 색깔을 달리하며 피아구분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랑, 신부 측의 항의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타이거월드를 점거 중인 태성티앤알 측은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기 좋지 않았을 것 같다”면서 “그날 불편을 초래했던 점에 대해선 죄송하다”고 했다.

문제는 얼마 후 치러질 결혼식이다. 타이거월드 퇴사자가 웨딩마치를 울리는데 태성티앤알이 현재 출입을 금지하는 타이거월드 직원들을 계속 막을 지 여부다. 퇴사자와 당연히 안면도 있고 청첩장까지 받은 상황에서 태성티앤알이 또 다시 막는다면, 태성티앤알이 주장하는 점거의 정당성과 관계없이 비난 여론에 휩싸일 전망이다.

불가피한 선택 vs 불법 무단 점거

그렇다면 태성티앤알은 왜 타이거월드를 점거하게 됐을까. 이에 대해 태성티앤알 측은 “자산 인수과정에서 타이거 월드측이 낙찰 받은 부동산과 동산의 인도를 거부해 부득이하게 물리적으로 대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타이거월드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한마디로 웅진의 불법적인 강제 무단 점거”라며 격앙된 목소리다. 이어 “웅진이 공매를 통해 점유한 토지 및 건물, 동산 등의 자산에 대해 정식 인도를 받기 위해서는 명도 소송을 제기해 법원 판단에 따라 점유 자산을 인도 받아야 한다”며 “명도 이전 절차를 밟지 않는 상황에서 시설물을 점거하고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불법 주거침입 및 영업방해에 해당되기 때문에 조속히 원상회복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영업 중단 일방통보…골프장, 스키장 등 회원 피해

물론 태성티앤알 측은 “적법한 법적 절차를 통해 마무리 지었고, 불법 무단 점거는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타이거월드의 목적은 적정선을 넘어서 과도한 액수를 받아내려는 얄팍한 행위에 불과하다는 불쾌한 입장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타이거월드의 발목잡기 식 행위 때문에 웅진그룹이 오랫동안 쌓아온 기업이미지가 무너질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반면 타이거월드 측은 “법적 절차를 통해 적법하게 일을 처리했다면 굳이 용역들을 동원해 점거까지 하며 우리가 못 들어가게 막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양 측의 대치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대형 골프장의 회원들을 비롯해 실내스키장, 워터파크, 스파, 휘트니스 센터 회원 5,000여명 등 타이거월드 이용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값비싼 돈을 들였음에도 정상적으로 이용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태성티앤알은 휴대폰 문자를 통해 당분간 내부사정으로 인해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

한편 타이거월드는 금융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1,3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오다, 지난 1월 만기도래한 700억원의 PF대출 만기연장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끝내 파국을 맞았다. 이후 타이거월드의 새 주인이 된 태성티앤알은 지난 5월28일 레저산업에 의욕을 보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웅진그룹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윤 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렉스필드컨트리클럽(530억원)과 사재(585억원)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했다.

dank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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